고속 충전은 열화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 rory lee
- 11월 2일
- 2분 분량
레딧 DrEVdev에서 한 분이 어떤 글을 인용하며 “슈퍼차저는 열화와 관계가 없다”는 글을 남긴 것을 보았습니다.원글의 출처를 굳이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사실 데이터를 모아 그런 글을 작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글 자체를 비판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다만 해당 글이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서 많이 인용되면서 “고속 충전은 배터리 열화와 무관하다”고 이해하신 분들이 있는 것 같아, 몇 가지 문제로 보이는 부분들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원글의 내용을 다루기 전에, 배터리 관리 분야에서 충전 관련 연구의 배경을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수천 편의 SCI 논문을 보아도 충전 속도와 열화가 관련이 있다는 실험 결과는 다수 존재하지만,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제시한 연구는 본 적이 없습니다.혹시 그런 SCI 논문이 있다면 꼭 알려주시면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충전 속도와 열화의 상관성이 설계 단계의 기본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물론 충전 프로토콜(전류, 전압, 온도 조건 등)에 따라 그 영향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배터리 관리 분야에서 여전히 활발히 연구되는 주제 중 하나가 고속 충전을 하면서도 열화를 줄이는 방법입니다.잠시 생각해보면, 고속 충전이 열화와 관계가 없다면 수많은 연구자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열화 감소 연구를 진행할 이유가 있을까요?
테슬라의 고속 충전 시 배터리 히팅 기능 역시 열화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오래전에 발표된 바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실제 제품에 적용한 사례입니다.
이제 많은 인용이 이루어진 원글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원글에서는 고속 충전 비율이 30% 미만인 차량과 70% 이상인 차량의 주행 가능 거리 감소 추이를 비교했습니다. 차트는 저작권 문제로 여기에는 첨부하지 않겠습니다.차트 제목은 “고속 충전이 거리 감소를 가속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로, ‘가속화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가속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문제는, 배터리 열화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들이 전혀 제어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런 조건은 과학적 실험으로 보기 매우 어렵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정확도가 매우 낮은 간접 지표인 주행 가능 거리를 열화의 기준으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이러한 조건에서도 그래프를 보면, 오히려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고속 충전이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표본 데이터를 살펴보면, 고속 충전 그룹은 344대, 비교 그룹은 13,059대입니다.통계적으로 매우 불균형하며, 다양한 인자가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344대만으로 충분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원문 결론을 보면, 작성자 스스로 “비교적 신차 위주의 데이터이므로 향후 영향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언급하며, 결국 “배터리 온도가 높거나 낮거나, SOC가 높거나 낮을 때는 고속 충전을 피하라”고 조언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아래는 호주의 Geotab에서 동일한 주제를 데이터 분석으로 시각화한 그래프인데, 앞선 글과는 상반된 결과를 보입니다.(그래프의 절대적인 신뢰도를 떠나 방향성은 다릅니다.)

기존의 정설을 뒤집으려면 매우 체계적인 실험 설계와 논리적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해당 글은 과학적 확신에서 쓴 글이라기보다는 주목을 끌기 위한 제목 선택 또는 마케팅에 가까운 글로 보입니다. 그래서 일반 상식과 다르기에 블로그와 유튜브에 많이 인용이 되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2021년 머신런닝으로 열화 예측 연구할때 사용한 데이타 인데요 다양한 충전 프로토콜에 따른 Cycle Life 그래프 입니다. 보시면 충전 조건에 따라서 수명 차이가 많습니다.

Attia, P. M. et al. Closed-loop optimization of fast-charging protocols for batteries with machine learning. Nature 578, 397–4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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